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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부모 가슴에 못 박은 EBS 수능 폭리

[사설] 학부모 가슴에 못 박은 EBS 수능 폭리

Posted June. 10, 2006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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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EBS)이 수능교재 값을 원가의 5배로 책정해 2004년 한 해에만도 382억 원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 독점적 부당이득이다. EBS는 이를 대부분 임직원 성과급 등으로 나눠가졌다고 한다. 수능 강의를 자체 수익사업 쯤으로 여겨온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능 때마다 EBS 강의를 70%이상 반영했다고 발표해 EBS의 교재 장사를 도왔다. 수능교재 폭리는 정부와의 합작품인 셈이다.

EBS 수능 강의는 2004년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대책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내신 위주 대학입시, 수준별 수업확대, 교원 다면평가제 등도 함께 발표됐다. 하지만 수준별 수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반대에 부닥쳤고, 교원평가제 역시 전교조의 반발로 무늬만의 시범실시만 마친 상태다. 공교육 내실화는커녕, 수업시간에 아예 EBS 교재를 쓰는 학교도 적지 않다. EBS 관제 과외가 공교육을 되레 부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EBS는 지난해 판매이익을 수능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했으나 저소득층에 대한 강의교재 무상공급과 PC보내기에 쓴 돈은 13억7000만 원에 그쳤다. 그 3배가 넘는 43억원은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됐고 52억원은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손실 보전에 쓰려다가 적발됐다.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을 지낸 권영만 EBS사장의 집단이기적이고 방만한 경영을 감독하지 못한 방송위원회의 책임도 크다.

이번 사태는 국가가 대학입시를 규제하는데 따른 비효율과 부패가 도를 넘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내신과 수능 비중까지 간섭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공영방송을 통해 사교육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EBS 수능 강의가 방영초기에는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값싸고도 수준 높은 민간부문의 인터넷 강의가 얼마든지 있다. 정부가 진짜로 사교육비 절감을 꾀하겠다면 EBS 수능교재를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배포하면 된다. 실패로 드러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전면 재검토해 공교육 내실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