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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 수장 특정인맥이 장악

Posted December. 27, 20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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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부의장을 지낸 신상우(69사진) 씨가 차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사실상 내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 프로야구는 다시 관선 총재 시대로 복귀하게 됐다.

KBO는 2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사장단 이사회를 열고 신 씨를 27일 면담한 뒤 내년 1월 3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총재로 추천키로 했다.

이상국() 사무총장은 KBO 총재는 구단주 중에서 추천한다는 결의 사항에 따라 8개 구단의 의향을 물었지만 어느 구단도 추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회의 초반 다소 이견이 있기도 했지만 총재 유고에 따른 행정 공백을 빨리 해결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데 뜻이 모아졌다. 결국 세간에서 거론된 신 씨를 직접 만나 본인의 의사를 들어보자는 쪽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어느 구단이 신 씨를 총재 후보로 추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신 씨의 총재 선임에 반대하던 구단은 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이에 대해 야구인들의 반대 여부가 관건이다. 먼저 KBO 측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원칙적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신 씨는 처음 총재 내정설이 나온 뒤 팬과 시민단체의 낙하산 인사 비난 여론에서도 다각적으로 KBO 입성 가능성을 타진해 온 터라 그의 총재 취임은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신 씨가 27일 이 사무총장과의 만남에서 총재직 수락 의사를 밝힌다면 이후의 과정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내년 1월 3일 이사회에서 재적 4분의 3이상의 동의로 추천하고, 구단주 모임인 총회에서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확정된다. 이후 감독관청인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얻어 총재에 취임하게 된다.

부산상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7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신 씨는 정치인 출신으로 프로야구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지만 야구계에 있는 고교 동문들을 중심으로 차기 총대 추대설이 나돌았다.

신 씨가 차기 총재로 사실상 내정됨에 따라 프로야구 이사들은 7년 전 박용오 전 총재 추대 당시의 민선 자율총재 결의를 깨뜨리고 정치권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낙하산 인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이자 정치적 동지인 신 씨가 프로야구의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되면 집권 여당의 부산 지역 출신 정치권 인사들이 한국 스포츠계를 대거 장악하게 된다. 열린우리당으로 17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정길() 씨와 박재호() 씨는 올해 각각 대한체육회장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