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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지원? 11명 낳는 동안 한번도 못받아

Posted October. 26, 200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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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월수입 400만 원인 가구에 대해서도 보육료의 30%를 지원키로 하는 등 출산율 높이기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자녀를 많이 나은 가정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느 정도 도움을 줄까.

경북 구미시 고아읍 황산리에 사는 주부 엄계숙(43) 씨는 현재 임신 3개월이다. 12번 째 아이를 가졌다.

그는 입덧이 심하지만 임신 후 아직 병원을 찾지 못했다. 진료비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대학 1학년인 딸(18)부터 두 살배기 딸까지 모두 5남 6녀를 뒀지만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로부터는 출산과 관련해 어떤 지원이나 혜택도 받지 못했다.

저출산이 계속되면 나라가 망한다며 아우성을 치지만 지원정책은 그림의 떡이다.

엄 씨 부부는 다출산이 죄인 취급을 받는 듯한 분위기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엄 씨의 남편은 목사. 신자가 20여 명인 교회 수익금(월 60만 원 정도)으로 지내야 한다.

이들은 올해 2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지정 받아 매월 100만 원가량을 지원받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10년 된 승합차량이 한 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받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자라서 초중고교에 다니는 6명의 등록금과 학교 급식비를 면제 받고 농협에서 매달 쌀을 약간 받는다. 2003년 딸을 낳을 때 구미 순천향병원에서 출산비용 20만 원을 면제받았다.

내년 5월 출산 예정인 엄 씨는 25일 출산 장려 정책을 매스컴을 통해 접할 때마다 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며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도움을 받기보다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