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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잡을 병기, 박지성

Posted October. 06, 200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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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계에 더도 덜도 말고 지난 경기만큼만 해라라는 속담이 있다. 박지성은 아직 이런 얘기를 들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2일 풀럼전에서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엔진의 예비 부속품에서 핵심 부품으로 변신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벤피카전에서 벤치를 지키며 크게 실망한 박지성은 풀럼의 홈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90분간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세 골 모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맨체스터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풀럼에 두 번째 골을 헌납한 리오 퍼디낸드 등 맨체스터 수비라인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긴 했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활약에 크게 기뻐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환상적이었다. 무려 3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스피드와 움직임, 그리고 빈 공간을 파고드는 동료 선수에 대한 인지능력은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변화까지 유도했다. 퍼거슨 감독이 그동안 문제가 많던 4-3-3 포메이션을 4-4-2로 바꾼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웨인 루니를 최전방 중앙에 배치했고 결국 박지성의 예리한 패스를 받은 루니가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게 됐다. 박지성은 이날 페널티킥으로 첫 번째 골을 유도했고 뤼트 반 니스텔로이에게 결승골까지 연결시켰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박지성은 동료 선수들에게서 신뢰와 존경심을 얻어냈다. 특히 그에게 적대적이던 루니는 세 골을 모두 박지성이 만들었다. 내게도 멋진 패스를 해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좋아했다.

박지성은 이제 2006 독일월드컵 준비를 위해 한국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12일 이란전에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구상 중일 것이다.

반면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없는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떻게 첼시를 따라잡을지에 대한 장고에 들어갈 것이다. 이번 장고는 4-4-2와 박지성이 될 게 분명하다.

rob.wightman@ntl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