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알몸 5초간 안방노출 TV보기 겁난다

Posted August. 01, 2005 06:08,   

ENGLISH

생방송 도중 출연자가 무대에서 옷을 벗고 성기를 노출시킨 장면이 4, 5초 동안이나 방송되는 한국 방송 사상 초유의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15분경 MBC TV 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생방송 음악캠프의 이 노래 좋은가요 코너에서 5인조 펑크 록 밴드 럭스(RUX)가 노래를 부르던 도중 함께 무대에 오른 퍼포먼스 멤버 오모(20) 씨와 신모(27) 씨가 갑자기 바지를 내리고 춤을 췄다.

얼굴에 진한 화장을 한 이들은 노래 간주 부분에 무대 앞쪽으로 뛰어나와 바지를 내리면서 성기를 노출시켰고 이 모습은 4, 5초 동안 그대로 생방송됐다. 이후 카메라는 방청객을 비췄지만 이미 성기가 노출된 알몸이 그대로 전파를 탄 뒤였다. 이 프로는 시청 연령 제한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성기를 노출시킨 오 씨와 신 씨는 인디 밴드(방송보다는 대학가 앞 클럽 등에서 주로 활동하는 언더그라운드 밴드)인 카우치의 멤버. 음악캠프의 제작을 맡은 박현호 PD는 출연 전에 이들이 대기실 등에서 담배를 피워 조연출 최윤정 씨가 주의를 줬지만 사전에 세 차례 실시한 리허설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밴드 럭스가 함께 공연하는 팀이라며 데려와 출연시켰는데 이들이 누구인지는 사전에 검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노래 좋은가요는 1주일에 1팀씩 언더그라운드 그룹을 소개하는 코너로 음악 전문가 5명에게 소개를 받는다. 밴드 럭스를 소개한 음악평론가 박준흠(43) 씨는 이들은 평소 하던 대로 공연했다고 하지만 클럽에서 성기까지 노출하는 인디밴드는 없다고 말했다.

이 사고 직후 MBC 홈페이지와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MBC를 비판하는 누리꾼(네티즌)들의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음악캠프 홈페이지의 시청자 의견 코너에는 1만 건이 넘는 댓글이 게시됐으며 한때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문제의 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캡처 사진도 인터넷에 마구 유포돼 사이트 관리자들이 긴급 삭제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MBC는 럭스의 무대가 끝나고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진행자인 신지와 MC몽을 통해 사과 발언을 거듭했고 사과 자막도 내보냈다. MBC는 또 자사 홈페이지와 이날 오후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생방송 중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MBC는 31일 오전 최문순() 사장 주재로 부사장, 편성본부장, 제작본부장 등이 참석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음악캠프를 중단하고 제작관계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31일 음악캠프에 대해 방송법에 따른 제재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4일 예정된 연예오락심의위원회를 1일로 앞당겨 음악캠프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0일 신 씨와 오 씨를 공연음란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마약 복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약물검사를 실시했으나 1차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은 정밀조사를 위해 모발을 채취해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김윤종 김범석 zozo@donga.com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