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어, 남편이 수상하다

Posted May. 09, 2005 00:31,   

ENGLISH

계절의 여왕 5월은 결혼 시즌이다. 함께 살게 된 두 사람에게 성()적인 결합은 매우 중요하고 커다란 변화.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요즘, 젊은 세대는 부부관계에 대해 별 고민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낯선 환경에서의 실전은 확실히 훈련과 다르다.

결혼 초기 끈적끈적한 분비물대부분 접촉성 방광염일 가능성

1년 전에 결혼한 주부 차모(28) 씨는 남편이 성병을 옮긴 것 같다며 병원을 찾았다. 신혼 때부터 성관계를 하고 나면 성기 주변이 붓고 따가워지는 증상이 나타난 것. 끈적끈적한 분비물도 생겼다. 처음이니까 그럴 거라 생각했지만 성관계 때마다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

차 씨와 남편 모두 성병은 없었다. 진단 결과는 허니문 방광염. 차 씨는 요도가 보통 사람보다 조금 짧아서 성관계 중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컸다. 항생제 복용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항상 청결에 주의해 재발 위험을 줄여야 한다.

첫날밤 어땠냐고? 해봤어야 알지!

여성의 질 근육이 경직돼 있으면 자연스러운 성관계는 불가능하다. 종교적 요인 등으로 여성이 성관계를 지나치게 부담스러워하거나 두려워할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임신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여성의 질 경련으로 인해 결혼 후 1, 2개월이 지나도록 성관계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의외로 많다. 억지로 삽입하려 해도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남성도 심리적으로 위축돼 발기부전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심할 경우 1년 이상 성관계 없이 지내기도 한다.

부부 모두가 성관계를 원하는데도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조급한 마음은 방해만 될 뿐이다. 아예 성기 삽입을 생각하지 말고 30분 정도 애무만 나누는 것으로 성관계를 대신해 보자. 1개월 후에도 자연스러운 진척이 없다면 외과적인 진단이나 약물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나를 두고 혼자 숨어서 자위를?

남성의 상당수는 결혼 후에도 자위를 한다. 1990년대 미국 통계에서는 결혼한 남성의 85%, 여성의 45%가 1년에 한 번 이상 자위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위행위가 부부간 성관계를 부실하게 만든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관계가 부족해서 자위가 늘 수는 있지만 반대로 자위 때문에 성관계가 줄어드는 경우는 드물다.

무조건 책망하면 수치심을 줄 수 있으므로 일단 여유 있게 포용하도록 한다. 성관계 후에 넌지시 자위행위에 대해 대화를 유도해 보는 것이 좋다. 부부 어느 한 쪽이 자위에만 몰두해 성관계를 소홀히 할 정도라면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돌변하는 남편 혹시 섹스 중독?

결혼 2년차 주부 양모(28) 씨는 평소에는 부드러운 남편이 분위기가 고조돼 흥분하면 일방적인 행위에만 몰두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성관계 중에 특이한 행위를 강요하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할 지경이 아니라면 중독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성관계의 패턴이 있기 마련. 원하는 방식대로만 섹스가 진행되면 생물학적 만족은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양 씨의 남편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면서 얻을 수 있는 정서적인 만족감도 깨달아야 한다.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성관계를 갖기는 쉽지 않다. 함께 만족하겠다는 노력이 자칫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한 차례의 성관계에서 상호 균형을 이루는 것이 어렵다면 어느 한쪽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번갈아 관계를 맺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유한익 교수,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형기 교수)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