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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붉혀야 할 때 침묵

Posted April. 14, 200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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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4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표결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기권함으로써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혁()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이날 오후 11시경(한국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1차 유인인권위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공동으로 주도한 북한인권상황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에 앞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뒤 기권했다. 결의안은 유엔인권위 53개국 중 다수의 찬성으로 채택됐다.

최 대사는 공식 발언을 통해 지난 1년간 북한의 인권 상황에 큰 진전이 없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북한 당국이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의 질서를 구축하고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 신뢰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권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유엔인권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때는 기권한 뒤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발언을 했고, 결의안이 처음 채택됐던 2003년 표결엔 불참했다.

올해 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의 즉각 중단 국제사회에 대한 인권 상황 관련 정보제공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활동 보장 일본인 피랍자의 즉각 귀환 보장을 촉구했다. 결의안은 또 북한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유엔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기권에 대해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얼굴을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고 해놓고 왜 인권문제는 외면하기만 하느냐고 비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인권위원장인 서경석() 목사도 이날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기총의 대북정책협의회에서 국제사회에서 한국 정부는 동족의 참상을 외면하는 비인권적인 정부로 외면당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계속 침묵할 경우 미국 등과의 공조는 차치하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피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종구 김차수 jkmas@donga.com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