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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회장 압승

Posted March. 11, 200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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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 대결에서 압도적 차이로 이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1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참석 주주의 60.63%(지분 기준)가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에 찬성했다.

최 회장은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무위에 그친 소버린의 공세=당초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을 놓고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표 대결에서 찬성표는 7031만8861주(60.63%)였으며 반대표는 4426만1154주(38.16%)에 그쳤다. 기권표는 139만1835주.

표 대결에 앞서 소버린의 데이비드 매플백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주주를 속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다시 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면서 최 회장의 퇴진이 SK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으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

이날 최 회장의 승리는 삼성전자와 팬택&큐리텔이 SK 측의 백기사로 나선 데다 한국투신운용과 조흥투신운용 등 36개 기관투자가들이 SK 측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외국인과 소액주주 가운데도 상당수가 최 회장 측에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 측의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SKC&C 11.3%와 최 회장 0.83% 등 모두 15.71%밖에 안 되지만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지지한 지분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한 SK의 기존 경영진이 소버린과의 표 대결에서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실적 호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SK는 지난해 매출 17조3997억 원, 영업이익 1조6163억 원, 당기 순이익 1조6448억 원의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소버린의 반응과 향후 전망=소버린은 주총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임스 피터 소버린 대표는 주총 결과는 SK에 가장 적합하고 윤리적인 지도자를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이며 한국 자본시장에 퇴보를 가져왔다고 비난했다.

소버린은 또 지난해 11월 법원에 낸 임시주총 소집 허가신청이 같은 해 12월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앞으로도 임시주총 재소집을 위한 법적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에게 외면받아 주총에서 완패함으로써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최 회장은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재선임돼 그동안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겪은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경영권을 한층 공고히 하고 대외 활동에서도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