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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쌍용차 유럽수출 제동

Posted March. 04, 200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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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이산화탄소(CO) 배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유럽지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이는 지난달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뒤 국내기업이 당한 첫 번째 제재로 본격적인 환경 규제의 신호탄이라는 지적이다.

기아차와 쌍용차는 지난달 말 한국자동차공업협회로부터 CO 배출 기준을 충족시킬 때까지 유럽 수출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받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번 통보는 한국 자동차 회사들을 대표해 자동차공업협회가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와 맺은 CO 감축 협약에 따른 것으로 사실상 강제적인 수출제한 조치의 성격을 띠고 있다.

김소림() 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지난해 기아차의 유럽 수출용 차량의 대당 평균 CO 배출량이 175g/km, 쌍용차는 243.5g/km로 산출돼 목표치인 170g/km를 맞출 수 있도록 수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 자동차 회사들은 1999년 자동차공업협회와 EU집행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맺은 협정에 따라 유럽 수출용 자동차의 CO 배출량을 2009년까지 183g/km에서 140g/km로 줄여야 한다. 또 그 중간 목표로 2004년 말까지 CO 배출량을 170g/km까지 낮추기로 합의했다.

CO 협정은 명목상 자율 준수 대상이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면 2009년 이후 유럽 수출용 차량에 대해 각종 불이익이 가해져 사실상 엄격한 강제조항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 전체의 평균 CO 배출량은 170.8g/km로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레저용 차량(RV) 비중이 높은 기아차와 쌍용차는 이를 초과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CO 감축을 위해서는 유럽 수출 물량 자체를 줄이거나 RV 비중을 낮춰야 한다며 기아차는 차종이 다양한 만큼 RV 대신 소형차 수출을 늘리면 되지만 쌍용차는 대부분이 RV여서 이 규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선적된 차량은 유럽 현지에서 판매시기를 늦춰 등록을 지연시키는 등 고육지책이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작년 한국산 자동차의 대()유럽 수출 물량은 81만여 대로 1년 전보다 37.6% 늘었다.

또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32.5%에서 작년에는 34.1%로 증가했으며 올해 1월에는 35.9%로 더 높아졌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