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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짙은 그늘 온가족이 생계 걱정-1

Posted November. 04, 200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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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초등학생을 포함한 로틴(low-teen10대 초중반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40대 이상 주부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하는 사회를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힘든 생계 탓에 무작정 일자리를 구하다 보면 열악한 구조 탓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D아파트 일대.

학원을 중심으로 PC방 음식점 등이 많아 초중학생이 많이 모이는 이곳에서 앳된 얼굴로 전단지를 돌리는 어린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초등학교 46학년생이 대부분.

김모군(12)은 중국집 배달, 노점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말했다. 김군은 일용직 노동자인 부모님이 최근 돈벌이가 시원찮아 용돈을 받을 처지가 아니어서 직접 용돈을 벌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관악구 신림동 봉천동 일대와 노원구 노원역 부근은 1장에 1원씩 받는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지역. 노원역 근처에서 만난 이모군(12초등 5년)은 우리 반 32명의 학생 중 10명 이상이 전단지를 돌린다며 재미로 하는 애들도 있지만 용돈을 벌기 위해 하는 애들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신림동의 유명한 먹을거리촌 음식점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초등학생이 적지 않았다. 주방에서 접시를 닦는 소녀들은 미리 업주들과 입을 맞춘 듯 일제히 중학교 3학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와 나이를 물어보자 대부분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렸다.

인터넷에는 오래 전부터 초등학생 아르바이트에 관한 글들이 수도 없이 올라오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만 15세 미만의 미성년자 고용은 불법. 그러나 용돈을 벌려는 미성년자들이 늘어나자 이들을 고용해 일을 시키고도 일당을 주지 않는 고용주도 늘고 있다. 인터넷에도 이런 악덕 업주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불만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노동부 평생정책과 관계자는 15세 미만 미성년자는 일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고용주가 회계장부에 기록을 아예 하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양환 유재동 ray@donga.com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