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SK와 경영권 다툼을 벌여 표 대결에서 패했던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이 사실상 최태원() SK 회장의 퇴진을 다시 요구하고 나왔다.
이에 따라 SK의 경영권 선임을 둘러싸고 SK측과 소버린 사이에 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버린은 25일 자회사인 크레스트증권을 통해 기업지배구조 기준 강화를 위한 이사의 자격에 관련된 2개 조항 신설을 반영해 달라며 SK측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공식 요구했다.
소버린은 SK텔레콤의 경우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인물의 이사직무 수행금지 규정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며 이번 제안은 SK의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SK의 정관을 변경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형사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사의 경우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직무수행을 정지하고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면 이사직을 상실케 한다는 조항을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소버린의 이 같은 움직임은 SK네트웍스 분식회계 혐의로 2심을 앞두고 있는 최 회장의 퇴진을 사실상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SK는 소버린의 요구는 이미 올 3월 정기주총에서 부결된 내용이라며 전체 주주 입장과 법률적 절차 문제 등을 고려해 28일 중국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임시주총 소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SK는 또 올해 초부터 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회사의 경영실적도 좋아진 만큼 소버린의 요구는 무리하다고 반박했다.
SK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요구를 거부할 경우 소버린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낼 수 있으며 임시주총이 열리면 양측은 정관 개정안을 놓고 표 대결을 벌여야 한다.
만약 주식발행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 참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소버린측에 동의하면 소버린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
경제계에서는 소버린의 갑작스러운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내년 3월 말로 이사 임기가 끝나 정기주총에서 재선임을 받아야 하는 최 회장과의 표 대결에 대비한 전초전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