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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가입때 다단계판매 조심

Posted May. 13, 200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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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동통신회사의 휴대전화서비스 가입자 모집을 대행하는 별정통신업체들의 불법 다단계 판매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회사들은 이들의 다단계 영업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매출 확대에만 눈이 어두워 불법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다단계 판매는 주로 건강식품이나 가전제품 등의 판매에 많이 사용되는 기법이지만 최근 번호이동성제 시행과 맞물려 휴대전화서비스 판매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

다단계 영업실태=서울의 택시운전사 신모씨(55)는 영업용 택시를 몰면서 승객들을 상대로 휴대전화서비스 다단계 판매를 겸하고 있다. 그는 12일 대학생부터 주부까지 수십명의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담은 두툼한 서류 뭉치를 보여줬다.

신씨는 믿을 만한 유명 이동통신사의 상품이고 신규 고객을 모을 때마다 가입비의 일부와 가입자 통화료의 15%를 주기 때문에 월 1000만원까지 벌 수 있다며 휴대전화서비스 가입과 함께 다단계 판매에 뛰어들 것을 권유했다.

경기 연천군의 허모씨(54노동)는 몇 달 전 친구의 권유로 휴대전화서비스 다단계 판매를 했는데 신규고객 확보는 불가능에 가깝고 가입비만 날렸다며 휴대전화 요금도 비싸 3개월 전 해지를 요구했지만 통신회사가 묵묵부답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들이 뛰어든 다단계 판매는 별정통신업체가 이동통신회사로부터 통신망의 일부를 빌려 별도의 요금제로 고객을 모아 영업하는 휴대전화서비스. 이 서비스는 일반 휴대전화서비스보다 통신요금이 비쌀 뿐 아니라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포인트 혜택 등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약 3만원의 휴대전화 가입비와 함께 많게는 100여만원까지의 다단계 판매원 가입비를 요구하기도 한다. 다단계 판매원을 확보하며 가입비를 받는 것은 불법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정자 상담부장(44여)은 올해부터 별정통신업체들과 관련된 피해 상담이 하루에 10여건씩 들어오고 있다며 그 수법이 더욱 다양해지고 교묘해져 소비자들이 쉽게 현혹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체신청에 따르면 현재 45개 별정통신업체가 휴대전화 서비스 영업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불법 영업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동통신회사들의 모르쇠=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한결같이 유명 이동통신업체의 서비스인줄 알고 가입했다며 이동통신회사에 전화를 걸면 별정통신업체 소관이라는 대답만 돌아 온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동통신회사들은 별정통신업체의 가입자 증가는 곧 자신들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모른 척하고 있다.

LG텔레콤의 조성호 홍보과장은 일단 별정통신업체를 통해 가입한 고객들의 관리는 법적으로 별정통신업체의 책임이라며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안타까우나 별정통신업체와 손잡고 일하는 것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동통신업체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KTF의 이정우 홍보과장 역시 별정통신업체는 우리와는 다른 방식의 사업자이므로 문제가 발생하면 그쪽에서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한 별정통신업체를 경찰에 고발한 YMCA 시민중계실 김희경 간사(27)는 이동통신회사들이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법적 책임은 없을지 모르나 피해를 보는 것은 해당 이동통신회사의 소비자이기 때문에 도의적인 차원에서라도 더 이상의 피해 확산 방지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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