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상반기 실업률이 3.7%로 치솟아 고용불안이 올해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3%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5.3%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18일 내놓은 2004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8%에서 5.3%로 0.5%포인트 높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KDI는 고용불안이 이어지면서 실업률은 내년 상반기에 올해 평균(3.4% 추정)보다 높은 3.7%까지 높아졌다가 하반기에 3.2%로 낮아져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와 같은 3.4%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 실업률 전망치인 3.7%는 반기(6개월) 기준으로 2001년 상반기(4.2%)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은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업 부진이 지속되고 경기 회복이 지나치게 수출에만 의존하고 있어 노동시장 관련 지표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수출 호조로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상반기 4.9%, 하반기 15.2%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상반기 3.4%, 하반기 5.6% 늘어나 전체로는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4.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 부채와 실업 문제가 당분간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74억달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 정도로 내다봤다.
KDI는 내년 정부의 재정정책은 현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출과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하며 법인세율 인하시기를 1년 앞당길 것을 권고했다.
또 신용카드사 문제에는 정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하며, 현재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