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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 동부 불 꺼졌다.

Posted August. 15, 200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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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뉴욕 디트로이트 등 대도시를 포함한 동북부와 중서부 지역 및 캐나다의 토론토 오타와 등 남부 지역에서 14일(현지시간) 한꺼번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A11면에 관련기사

이날 오후 4시경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대규모 정전사태로 뉴욕주와 오하이오주 전역은 도시 기능이 마비돼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도 일시 중단되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정전사태로 미국의 8개 주에서 50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피해를 본 것으로 미 언론들은 추계했다.

이날 정전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나이아가라폭포 인근 지역에서 시작돼 미국의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주 등 동북부와 미시간, 오하이오주 등 중서부,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으로 확산됐다.

미국 관리들은 이들 지역에 대한 전력 공급을 조절하는 뉴욕주 북부 소재 발전소의 송전망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테러 공격에 의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방문한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번 정전사태는 테러가 아니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리실은 뉴욕주 북부의 발전소에서 화재가 일어난 것이 정전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전사태가 발생한 지 12시간이 지나도록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테러나 고의적인 범죄일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2시간 만인 오후 6시부터 전력 공급이 재개됐으나 미국과 캐나다 당국은 완전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정전으로 뉴욕주와 오하이오주에서는 원자력발전소 9곳이 외부 전원 공급 중단으로 일시 폐쇄됐고 존 F 케네디공항, 토론토공항 등 7개 공항에서는 보안점검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비행기 이착륙이 중단됐다.

또 정전으로 많은 기업이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키는 바람에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한꺼번에 인파와 차량이 거리로 몰려 나왔으나 신호등이나 터널의 전등이 켜지지 않아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지역에 따라 지하철과 교외 통근열차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일부 시민은 지하철과 엘리베이터에 한동안 갇히기도 했다. 뉴욕 시민들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무더위로 고생했다.

1996년 8월 미국 서부지역 9개 주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해 400여만명이 불편을 겪었고 1977년에는 뉴욕시에서 25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다.



홍권희 이 진 konihong@donga.com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