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의류전문 그룹인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은 올해부터 당기순이익의 1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이랜드의 이 같은 선언으로 사회적 책임을 지는 데 소극적이던 다른 한국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랜드는 이날 8개 비상장 계열사 주주들로부터 회사이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데 대한 동의를 구했으며 내년 4월 초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익 10% 사회환원을 회사 정관에 명시, 영구적인 기부시스템을 확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는 8개 계열사의 올 당기순이익 추정치가 1060억원(매출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우선 100억원의 복지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랜드는 또 올해 말부터 2005년까지 매년 30억원씩 특별기금을 조성, 순이익 10%와 함께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랜드 이응복() 부회장은 26일 이랜드는 80년 창업 당시부터 기업은 정직하게 이익을 내고 그 이익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경영이념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제 회사가 안정 성장궤도에 접어들고 매년 일정규모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경영이념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에 회사 정관에 이익 10% 사회환원 조항을 마련하고 또 이런 결정을 외부로 알린 것은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사회적 책무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내년 초 조성될 복지기금 130억원을 사회 소외계층 복지지원 79억원 북한 어린이 지원 10억원 해외 선교활동 41억원 등에 쓸 예정이다. 또 2005년에는 300억원, 2007년에는 500억원가량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문형구() 교수는 영국의 1%클럽과 미국의 5%클럽 등 서구에는 기업의 이익 중 일정 부분을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약속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이 상당수 있다며 이랜드의 결정이 다른 기업들의 활동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이랜드는 모기업인 성인용 캐주얼 의류를 판매하는 이랜드를 주축으로 아동복과 내의를 판매하는 리틀브랜, 의류 할인 백화점인 2001아울렛, 숙녀용 캐주얼 및 식품사업을 하는 EL인터내셔널 등 8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