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 등 전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한 검은 목요일의 회오리바람이 한국 증시와 금융시장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11개월 만에 힘없이 무너지고 코스닥지수는 이틀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5개월 만에 달러당 1250원대로 올랐고(원화가치 하락)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다시 연 5%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11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증시안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600선이 무너지며 전날보다 무려 35.90포인트(5.79%) 폭락한 584.04에 마감됐다. 2001년 11월9일(576.75) 이후 최저치이며 올 최고치였던 4월18일(937.61)에 비해 37.3%나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2.09포인트(4.56%) 떨어진 43.74에 거래를 마쳐 전날에 이어 사상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도로 8.07% 급락한 27만3500원에 마감돼 작년 12월27일 27만원 이후 가장 낮았다. 국민은행도 5.47% 떨어져 작년 11월 합병 이후 최저치. 대표적 내수주인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롯데삼강 등 롯데 3인방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이날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한때 8,300엔이 무너졌지만 하락폭이 줄어 전날보다 99.72포인트(1.17%) 떨어진 8,439.62에 마감됐다. 이는 1983년 3월이래 19년 만의 최저치. 홍콩 항셍지수(1.72%), 대만 자취안지수(0.42%) 등도 하락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9일 215.22포인트(2.87%) 떨어진 7,286.27에, 나스닥지수도 15.12포인트(1.34%) 밀린 1,114.09로 장을 마쳤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1.20원이나 오른 1257.80원에 마감하며 5월17일(1261.60원)이후 가장 높았다.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0.08%포인트 떨어진 연 5.94%, 3년짜리 국고채 수익률은 0.06%포인트 하락한 5.33%였다.
정부는 11일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채권으로 발행했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강제전환되는 주식전환채권 도입 기업연금제도의 내년 상반기 중 도입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 등 증시안정 관련 제도를 가급적 앞당겨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