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자 주요 일간지에는 국가개혁 국민총연합(약칭 국민연합)이라는 단체 명의로 부정 없는 국민개혁정부를 수립하자는 광고가 실렸다.
이 광고가 눈길을 끈 것은 명예총재와 지도위원으로 김재순()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민주당 이인제() 의원, 민국당 김윤환() 대표 등 유력인사 53명의 명단이 실렸기 때문. 새로운 신당 창당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했다.
그러나 이날 이 광고에 이름이 실린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국민연합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만섭 김재순 전 국회의장측은 이 단체로부터 전화연락 한번 받은 일이 없는데 어떻게 이름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고, 이인제 박근혜 의원 측도 듣도 보도 못한 단체라며 황당해했다.
당초 이 광고 초안에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이름도 들어 있었다. 그러나 언론의 확인요청 전화로 이 사실을 알게 된 이 전 총리와 정 의원측은 나와는 관계없다고 해명, 광고에서 이름이 빠졌다.
더욱 의아한 대목은 광고를 낸 국민연합측이 유력 인사들의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합의 한 관계자는 사회 원로인사와 유력 정치인들로부터 일일이 동의를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 이 분들이 국가개혁이라는 대전제에 동의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름을 실었으나 실제 광고가 나간 후 항의전화가 많이 걸려온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변한 대통령감이 없는 상황에서 국가개혁에 동의하는 인사들을 규합하기 위해 광고를 냈다. 일반 시민을 중심으로 이번 대선을 준비하는 정당을 만들어 후보를 옹립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단체를 주도하는 인사는 공무원 출신인 황재천 수석부총재와 목사인 전상봉 사무총장 등으로 12년 전부터 도덕정치국민운동연합이란 단체를 이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광고비용의 출처에 대해선 십시일반으로 모금했고, 돈을 마련하느라 원래 계획보다 광고가 꽤 늦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