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27일 RTL TV방송 회견에서 딕 체니 부통령의 이라크 선제공격 주장에 대해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그는 미 정부가 공격 목표를 기존의 유엔 무기사찰 허용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로 바꾼 데 대해 위험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독일 정부가 유엔의 승인없는 이라크 군사공격에 전혀 참여할 뜻이 없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프랑스의 도미니크 드 빌팽 외무장관도 이날 2000여명의 프랑스 고위 외무관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허가 없이 이라크를 절대 공격해서는 안 된다며 무력에만 의존해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7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원하는 아랍 국가는 단 하나도 없다며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중동 지역 전체의 안정이 깨질 것이며 아랍 대중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왕세자는 26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 뒤 공동 성명에서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브르 알 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카타르 정부는 미국이 사용하고 있는 세 곳의 군사기지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레인의 하마드 빈 이사 알 할리파 국왕과 이라크의 타하 야신 라마단 부통령은 27일 시리아를 방문, 이라크 공격 문제를 논의했다.
아랍 22개국의 대표기구인 아랍연맹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 위협을 다음달 4, 5일 카이로에서 열리는 아랍 외무장관회담의 의제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