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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동신의혹 진실 밝혀라

Posted May. 20, 20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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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총선 직전 북풍()사건과 이 사건의 조사과정을 둘러싼 김동신() 국방장관의 행적에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됐다. 어제 발매된 월간 신동아 6월호는 당시 합참작전본부장으로 이 사건에 연루된 김 장관이 새 정부가 들어선 후인 1999년 청와대가 이 사건을 조사하자 이수동() 전 아태재단상임이사 등 여권인사를 통해 구명로비를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던 김 장관은 조사를 맡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에게 휴가비 명목으로 돈봉투를 건넸다는 것이다.

조사해서 확인할 일이지만 현역군인이 권력과 지근거리에 있는 인사를 통해 청와대 조사에 영향을 미치려했다면 이는 군의 정치중립을 무너뜨리는 일이며 당사자는 정치군인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지난 정권에서 저지른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진실을 감추려 했다면 참군인의 자세가 아니다.

이용호()게이트 수사에서 드러났듯 이수동씨는 권력을 등에 업고 온갖 악취가 나는 일을 저질렀다. 육참총장이 그런 권력주변 인사들과 교류했다는 것 자체가 국방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군인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신동아는 99년 9월 당시 청와대 김성재() 민정수석이 북풍사건조사보고서를 김대중() 대통령에게 대면()보고했다고 보도했다. 김 장관은 이 보고 후 육참총장의 임기를 5개월이나 남겨두고 사퇴했었다. 이런 행적을 알고 있는 김 대통령이 뒤에 그를 국방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돈과 로비를 통해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려던 사람을 어떻게 장관까지 시킬 수 있었는지 임명권자의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문제점을 알면서도 등용하는 무모한 인사가 결국 오늘의 국정혼란을 가져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청와대와 김 장관은 사건의 진상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