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13개사 무더기 징계

금융감독위원회는 LG, SK, 한화, 동부, 동국제강 등 30대 대기업그룹 계열사를 포함, 거래소에 상장된 12개 기업과 코스닥에 등록된 1개사 등 13개사에 대해 분식회계 혐의로 무더기로 징계했다.

금감위는 또 해당 기업의 외부 감사를 맡은 삼일 삼정 등 7개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 26명도 제재했다.

금융당국이 부도위기에 처하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대기업을 분식회계 혐의로 징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일부 해당기업과 회계법인들은 모호하게 규정된 회계기준을 근거로 금융당국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며 즉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반발, 기업회계기준을 둘러싸고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금감위는 14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금감위는 흥창 및 전 대표이사, 신화실업의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고 대한펄프 및 대표이사 흥창의 전 현직 이사 2명을 검찰에 통보했으며 대한바이오링크와 동사의 대표이사와 이사 2명을 수사 의뢰했다.

금감위는 또 한화 등 8개사의 임원해임을 권고했고 동부건설 등 8개사에 대해 유가증권 발행을 312개월간 제한했다.

양천식()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최근 회계분식이 단순한 사실을 왜곡하는 차원을 넘어 회계기준을 부당하게 적용하는 창조적 회계로 변모하고 있어 이를 단호히 제재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평가이익이나 손실을 반영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매각사업의 영업권 감액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문제가 된 회계처리 과정이 대형회계법인들로부터 모두 적정의견을 받았다는 점 등을 들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병기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