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 100여명이 밀린 임금을 지급해달라며 3일간 작업을 거부하며 파업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 포천군 화현면 화현리 아모르가구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근로자 100여명은 21일 오후부터 작년 11, 12월 등 2개월분 임금 2억여원을 지급해달라며 파업을 시작해 24일 오후까지 공장의 모든 생산이 중단됐다.
외국인근로자들과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는 회사측이 작년 8월에도 임금을 주지 않아 파업을 벌인 적이 있었다며 생활비도 바닥이 났고 고향에도 돈을 보내지 못해 참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노사 양측 대표들은 24일 4차례의 협상 끝에 회사 측이 밀린 2개월분 임금을 25일까지 전액 지급하고 파업을 일으킨 데 따른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합의해 파업을 풀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근로자들은 밀린 임금이 지급되는 즉시 조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당초 회사 측은 자금난을 들어 밀린 임금 중 작년 11월분은 2월 9일에, 12월분은 4월 15일에 각각 주고 올해부터는 체불하지 않겠다는 약속했으나 외국인근로자들의 태도가 강경하자 지급일을 크게 앞당겼다.
노동부는 이 회사 대표 손모씨를 근로기준법(체불) 위반혐의로 입건하기로 하고 앞으로 합의사항이 잘 지켜지는지 계속 지도하기로 했다.
아모르가구에는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각각 30명씩), 이란(13명), 나이지리아(9명), 루마니아(6명) 등 9개국 근로자 1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근로자들은 작년 말 현재 2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법무부와 노동부 등 관련부처와 함께 현재 불법체류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일제 등록시킨 뒤 한시적 체류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