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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 전면개방 압박

Posted November. 10, 20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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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협상에서는 그동안 농업부문에서 혜택을 누려온 한국의 개발도상국 지위가 유지되기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 수석대표인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9일 도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과 농산물 수출국 모임인 케언스그룹이 농산물시장에 대한 급진적 자유화(개방)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은 다른 비교역적 관심(NTC)그룹과 함께 농업이 지닌 정치적 민감성과 농민의 반발 등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케언스그룹은 한국을 포함한 NTC그룹이 주장해온 농업부문의 점진적인 시장접근 대신 대폭적인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이를 제4차 WTO 각료회의 선언문 2차 초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국가는 대폭적인 농산물시장 개방에 반대할 경우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결과에 따라 한국에 부여해온 개도국 지위 유지와 쌀 관세화 유예조치를 원천 무효화하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한국은 식량안보와 환경보전 등 농업이 지닌 비교역적 특성의 중요성을 내세우고 있으나 선언문 초안은 이 문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대표로 참석한 WTO국민연대 장원석(단국대교수) 상임집행위원장은 각료회의 선언문 초안에 한국정부의 농업부문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무역은 전쟁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대표단이 안이하게 협상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8일 미겔 로드리게스 WTO 사무차장 등 협상관계자를 만나본 결과, 한국이 개도국 지위 유지와 쌀 관세화 유예 등 농업부문에서 혜택을 받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협상이 의제별로 협상해 그 결과를 도출하는 개별타결방식과는 달리 모든 의제를 한꺼번에 타결하는 일괄타결방식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협상력과 수에서 케언스그룹보다 열세인 NTC그룹이 내세우는 농업적 특수성은 다른 나라로부터 인정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황 본부장은 이번 협상은 일괄타결방식이 유력하다며 이럴 경우 UR 결과에 따라 별도로 협상 중인 농업과 서비스부문이 뉴라운드 의제에 포함돼 논의된다고 밝혔다.



김상철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