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세네갈 축구대표팀 평가전은 2002월드컵축구를 앞두고 한국이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펼치는 마지막 실전 테스트. 월드컵 개막까지 10차례 이상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가 예정돼 있지만 이 중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하는 일정은 다시 없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월드컵 본선에 모두 5개국이 진출, 전체 8개조로 편성되는 본선 1회전에서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이번 평가전에서 반드시 이겨 아프리카에 대한 자신감을 굳혀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 그간 아프리카와의 경기에서 비교적 좋은 결과를 거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취임한 이후로도 5월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 9월 나이지리아와의 두 차례 경기에서 각각 2-2 무승부, 2-1 승리를 거두는 등 통산 1승2무를 기록했다.
허정무 본보 축구 칼럼니스트는 한국이 이처럼 아프리카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아프리카는 개인 능력이 뛰어난 대신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한국의 스피드와 압박이 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한국이 아프리카에 우위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금까지 맞붙은 아프리카 국가 중 월드컵에 나설 베스트11이 제대로 출전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해 불완전한 대표팀을 홈으로 불러 상대가 지쳐 있는 상태에서 거둔 전적일 뿐이다.
이번 세네갈전은 지금까지와는 다를 전망이다. 공격 선봉 엘 하지 디우프가 참가한 가운데 비교적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고 특히 최근 들어 날개가 꺾인 나이지리아나 카메룬에 비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히딩크 감독도 스피드와 체력이 뛰어나고 롱패스에 이은 역습이 위협적인 팀이라고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한국은 유럽과 일본 리그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가 늦어져 국내 선수 위주로 진용을 꾸린다. 수비에 최진철 송종국 이민성, 공격에 이동국 최태욱 이천수, 미드필드에 김태영 이영표 김남일 이을용이 나서는 등 비교적 젊은 피가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이들 영파워의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에 대한 자신감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이번 평가전을 치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