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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각 파도 몰려온다

Posted October. 09, 200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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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함에 따라 경기 침체에 시달려온 한국 경제는 또 한번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한국 수출의 20%를 소화하는 미국의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원유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감소가 맞물려 기업들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경기회복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최대 6개월 이상 늦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거시경제 중요한 고비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돼 아랍권과의 전면전으로 번지는 사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8일 보복공격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경제가 L자형 경기 침체를 겪게 되고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극심한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장기 전면전으로 번지면 세계 경제가 극심한 불황 속에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에 시달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경제가 이번 사태로 세계 경제 불황 유가 상승 달러화 약세의 3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감소생산부진고용축소실업증가소득감소와 유가상승물가상승소비위축이라는 두 갈래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는 설명.

장기화되면 모든 업종 타격정유 유화 업종을 빼고는 중동과의 교역비중이 크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거의 모든 업종이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당장 전쟁위험보험료 부과와 유가 상승 등으로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나빠질 전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중동으로 수출되는 선박 물동량이 지난해 약 1억3000만t이어서 테러 보복조치가 1개월 지속되면 이에 따른 수송 피해가 약 100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상사들은 특히 중동 국가들이 발주하고 있는 대규모 플랜트 발주가 차질을 빚는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 등 주요 종합상사들이 긴급 점검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들과 추진중인 플랜트 수주 상담이 연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가 오를 경우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 유화 부문은 미국시장의 유화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원유가 급등으로 채산성을 맞추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유업종도 유가가 오르면 일부를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는 있지만 석유소비 감소가 불가피해져 시차를 두고 피해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재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