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은 금강산 육로 관광과 관련해 한국관광공사가 신청한 남북협력기금 대출 심사에서 이 사업의 수익으로는 대출금 상환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으나 통일부가 이를 무시하고 대출을 강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수출입은행이 19일 한나라당 김일윤() 의원에게 제출한 남북협력기금 대출 심사보고서에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은 보고서의 종합심사의견에서 한국관광공사는 준독점적 면세점 사업권을 갖고 있어 대출금 상환 능력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하고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나오는 수익만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문제는 재무적 타당성에 비추어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또 재무적 타당성 항목에서 (한국관광공사와 현대아산이 제출한 사업추진계획에서 예상한) 관광 인원, 관광 요금 및 일반 관리비율 추정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와 현대아산은 은행에 제출한 사업추진계획에서 예상 관광 인원을 뚜렷한 근거 없이 2002년 24만4000명, 2003년 44만2000명에서 2009년 177만4000명, 2010년 195만1000명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이대로 실행되면 향후 10년 동안 전 국민의 4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1060만명이 금강산 관광을 하게 되는 셈이다.
또 사업추진계획서에 따르면 북한에 지급하는 관광 대가는 당초 발표된 1인당 50달러(6만5000원)가 아니라 1인당 하루 50달러여서 2박3일 여행 시에는 1인당 150달러(19만5000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숙박비 등 기타 비용을 합치면 2박3일 코스 1인 여행 경비는 450달러(58만5000원)에 달해 한국관광공사와 현대아산이 약속한 저가 여행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추진계획서는 이와 함께 98년 현대가 북한에 2005년까지 지급키로 한 관광 대가 9억4200만달러(1조2246억원) 중 미납금 5억8600만달러(약 7332억원)를 미투자금으로 분류, 이를 언젠가 북한에 추가 지급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돈을 향후 10년 내에 북한에 지급하면 금강산 관광사업은 2010년에도 5675억원의 적자를 보게 된다.
김 의원은 사업추진계획대로 실현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금강산 관광 이익금의 78.7%인 7077억원을 북한에 지급하게 돼 98년 이후 대북 총 지급액은 1조9323억원에 이르게 된다며 육로 관광이 성사되면 2003년부터 흑자 기조에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이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