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시간당 최고 100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40명이 숨지고 14명이 실종됐다.
기습적인 폭우로 서울지하철이 물에 잠겨 운행이 중단됐고 주택 2만1144가구가 침수돼 4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서울에는 15일 오전 2시10분부터 1시간 동안 99.5의 비가 양동이로 들이붓듯 쏟아져 광화문 등 중심가의 빌딩과 시내 곳곳의 주택이 침수되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의 시간당 최대강수량(99.5)은 1942년 8월5일(118.6)과 1964년 9월13일(116.0)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37년 만에 최고치다.
또 15일 하루 서울의 강수량 273.4는 1907년 기상관측 이래 5위의 기록이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강수량은 서울 310.1, 인천 220.5, 춘천 217.3, 동두천 175.4, 홍천 168.0 등이다. 강원 영동지역도 15일 오후부터 장대비가 내려 50100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충청과 호남지역에는 2060의 비가 내렸다.
사망 및 실종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사망 26명, 실종 2명 경기 사망 10명, 실종 12명 인천 사망 4명 등이다. 또 사망 및 실종자를 원인별로 분석하면 주택침수 11명 감전사 19명 건물 및 경사면 붕괴 5명 하천급류 16명 등이다.
한편 서울 등 피해지역 주민들은 15일 새벽 집중 호우가 계속됐는데도 행정당국이 배수펌프를 제때 작동하지 않는 등 늑장 대응하는 바람에 더 큰 피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 배수로의 빗물처리 용량은 10년에 한번꼴로 예상되는 시간당 74의 집중호우를 기준으로 설계됐다며 시간당 1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질 경우 처리용량을 넘어 빗물의 역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이날 오전 3시10분경 서울 관악구 신림6동 시장골목에서 물이 범람하면서 떠내려온 차량이 상가 내 맥주집 가스통을 들이받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오모씨(62) 등 3명이 숨지는 등 신림동 일대에서만 1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경기 안양시에서는 이날 오전 6시10분경 안양유원지 인근 삼성천이 범람해 안양2동 33의 6 저지대 연립주택 안태석씨(51) 집이 물에 잠기면서 안씨의 부인 이정이씨(52)와 이 집 지하 1층에 세들어 살던 이은희씨(42), 최민경양(10) 모녀 등 두 가족 3명이 숨졌다. 주말 행락객이 많이 몰린 경기 가평군에서는 이날 오전 1시부터 4시반까지 상면 덕현리 녹수계곡 녹수동산에서 야영을 하던 김동철(13), 동준군(10) 형제 등 4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실종되는 등 경기지역에서는 이날 12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지하철 운행 중단 및 도로 침수서울 지하철도 곳곳에서 운행이 중단됐으나 7호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복구됐다.
이날 오전 3시반경 지하철 7호선 고속버스터미널 역이 물에 잠겨 7호선 청담보라매역 구간 12개 역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시가 긴급 현장복구에 나서 보라매내방역 구간 7개 역은 이날 오전 10시55분경 정상 운행에 들어갔지만 나머지 청담고속터미널역 구간 5개 역은 16일 오후에나 정상 운영될 전망이다.
재산 피해서울 동대문구 이문동과 장안동 5200가구를 비롯해 영등포구 영등포동, 대림13동, 신길5동 등 서울 전역에서 주택 9775가구가 침수됐다.
경기지역에서는 광명시 등 19개 시 군에서 주택 3615가구가 침수, 429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포천 등 8개 시군에 걸쳐 870의 논밭이 유실되고 비닐하우스 108동이 파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