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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이틀연속 세이브

Posted May. 17, 20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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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왔다.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핵잠수함 김병현(22)이 이틀 연속 세이브를 따내며 마무리투수로 벤치의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17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 애리조나가 2-1 한점 차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의 위기를 맞자 밥 브렌리 감독은 김병현에게 긴급 SOS를 쳤다. 그러자 신시내티는 알렉스 오초아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2루.

안타 한 개만 맞으면 동점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병현은 디온 샌더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루벤 리베라를 침착하게 투수 앞 땅볼로 요리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전날에 이어 시즌 2세이브째(2승1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은 3.57로 낮아졌다.

김병현에게 더욱 고무적인 것은 최근 등판한 7경기에서 단 한점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 그는 시즌 2승째를 따낸 4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부터 16일 신시내티전까지 8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2개에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 기간 중 탈삼진은 8개. 그야말로 언터처블 투수다운 모습이다.

애리조나는 딱히 정해진 마무리가 없이 집단 마무리체제로 가고 있어 김병현에겐 소방수 자리를 굳힐 절호의 찬스.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최고시속 160의 강속구 투수 매트 만타이는 지난달 말 무릎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한차례 오르는 등 잦은 부상으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는 형편. 이 자리를 현재 브레트 프린츠(3세이브)와 김병현(2세이브)이 번갈아 맡으며 팀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김병현이 요즘처럼만 기복 없이 잘해준다면 셋업맨에서 한 단계 승격돼 아예 전담마무리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