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경연 경제 전망 보고서
국내 경기가 지루한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 올 2분기(46월)부터 살아날 것이라고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했다.
한경연은 22일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여러 지표를 종합해볼 때 경기 곡선은 올 1분기에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크게 낮추면서 하반기 회복도 힘들 것이라고 비관론을 편 것과 정반대의 견해.
한경연은 경기침체 탈출을 전망하는 근거로 백화점 매출과 소비재 수입, 소비자기대지수 등 소비관련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수출도 동남아 유럽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들었다.
한경연 허찬국 거시경제실장은 "계절요인을 뺀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다 2분기를 고비로 다시 오름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해외변수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한 하반기부터는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계절조정 국내총생산(GDP)의 전분기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4%, 올 14분기에 0.8%를 나타냈지만 2분기에는 3.3%로 전분기보다 높아진다는 것.
한경연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말 예상했던 4.5%에서 4.2%로 소폭 낮추는 대신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에서 4.3%로 높여 잡았다. 경상수지는 130억달러 흑자를 내고 환율은 2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져 연말에는 달러당 1250원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한경연은 이 같은 예측은 금융 및 기타 부문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으면 성장률은 더 떨어지고 경기침체도 장기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 자율구조조정 '제자리 걸음'
전기로 화학섬유 석유화학 등 만성적인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7개 업종의 대표들이 1월말 자율 구조조정을 선언했지만 업체간 이해가 엇갈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이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종에서는 채산성이 계속 나빠지자 가동률을 낮추고 기계 보수 기간을 늘리는 등 본격 감산에 들어갔으며 합리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부실이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전기로 업계의 경우 건설 불황에 따른 내수 침체에 환차손까지 겹쳐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주력 제품인 철근은 올 1분기(13월) 내수 물량이 173만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고 수출 물량은 23% 감소한 16만t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인천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등 전기로 업체의 철근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든 183만t에 그쳤다.
화섬업체들도 폴리에스테르 단섬유의 단가 회복과 재고량 감축 등을 위해 작년말부터 본격적인 감산에 들어갔다. 특히 화섬협회 14개 회원사 가운데 5개 업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법정관리 등에 들어가 있어 업체간 통합과 설비 인수 등이 시급하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유화업계의 합성수지 부문 가동률은 90.5%로 작년 같은달보다 0.4%포인트 낮고 합성원료 가동률은 88.1%로 작년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