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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위 넘은 ‘패닉바잉’… 집값 하락 경고 귀 기울여야

위험수위 넘은 ‘패닉바잉’… 집값 하락 경고 귀 기울여야

Posted November. 02, 2021 07:32,   

Updated November. 02, 20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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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위험 수위 넘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30대 이하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일부 단지에선 젊은 층 매수가 절반을 넘었는데, 집값의 50% 가까이를 빚으로 충당했다. 이들에게 집값 하락 경고는 먹히지 않았다. ‘주거 사다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품 붕괴 가능성을 외면하기에는 집값 폭등과 가계부채 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돈 잔치’가 끝났다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글로벌 주택가격이 급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이 돈줄 조이기에 나서면 자산 거품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향후 3년 간 집값이 선진국에서 14%, 신흥국에서 22% 떨어질 수 있다며 구체적 수치까지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집값 상승 폭이 주요국 가운데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이 현실로 나타나면 한국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이다.

시장은 이미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서울에선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을 내려도 팔리지 않아 매물이 쌓이고, 일부 신규 분양 아파트는 절반 가까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전체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집값을 떠받칠 매수 여력은 계속 줄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가 100%를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의 돈줄 죄기는 상당 기간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패닉바잉에 동원된 빚은 2030세대를 짓누르고 있다. 청년층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7%를 넘었다. 소득의 1/3 이상을 빚 갚는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먹고 입는 일상 생활비를 줄여야할 처지다. 자칫 집값이 하락하면 구매한 집은 ‘깡통주택’으로 전락하고 빚더미만 남을 수도 있다. 소득과 자산을 고려한 대출은 합리적 선택이겠지만, 공포 심리에 과도하게 빚을 낸다면 ‘돈 가뭄’ 시대를 버텨내기 어렵다.

빚을 낸 주택 구매를 놓고 젊은 세대만 탓할 수는 없다. 현 정부 들어 집값이 2배 가까이로 폭등했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집을 살수 없다는 불안감은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숱한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올랐다며 뒤늦게 패닉바잉에 나서기에는 국내외 경제 환경이 너무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집값 하락 경고에도 귀 기울이고 자신의 자금 여력을 맞춰 합리적 구매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잠재적 집값 불안 요인이 없도록 공공 만능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