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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 탱크’ 또 전진… 최경주, 한국인 첫 PGA챔피언스 제패

‘51세 탱크’ 또 전진… 최경주, 한국인 첫 PGA챔피언스 제패

Posted September. 28, 2021 07:20,   

Updated September. 28, 20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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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크’ 최경주(51)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만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PGA 챔피언스투어 무대에 데뷔한 지 2년 만이다.

 최경주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끝난 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그는 베른하르트 랑거와 알렉스 체카(이상 독일) 등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최경주가 정규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자신이 호스트로 나선 2012년 10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9년 만이다. 우승 상금 33만 달러(약 3억8000만 원)를 챙긴 그는 “마지막 우승 이후 10년 가까이 걸려 다시 우승했는데 쟁쟁한 선수들이 함께 경쟁해 쉽지 않았다”며 “뛰어난 경쟁자들과 훌륭한 경기장에서 정상에 올랐기에 더 기쁘다. 그동안 페블비치에서 수없이 경기했지만 오늘이 가장 행복하고 환상적인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경주는 이날 우승으로 한국 골프 역사에 또 하나의 족적을 남겼다. 1994년부터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한 최경주는 1999년 11월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 자격을 획득했다. 최경주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2002년 5월 PGA투어 뉴올리언스 컴팩 클래식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1년에는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이 됐다. PGA투어 통산 우승은 8회로 아시아 선수 최다 기록이다. 최경주는 지난주 챔피언스투어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우승컵을 놓친 지 1주일 만에 정상에 섰다.

 최경주가 20년 넘게 한국 골프의 개척자로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며 무한 변신을 꾀했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2008년 PGA투어 소니 오픈에서 통산 7승을 달성한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잦은 부상과 40대의 나이 등을 언급하며 ‘최경주는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식이요법과 체력 훈련으로 몸무게를 10kg이나 줄였다. 좋아하는 김치찌개와 삼겹살도 끊었다. 부상 방지와 롱런을 위해 날렵해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드럽고 간결하게 스윙도 교정했다.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후 그는 2018년 갑상샘 암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다. 체중이 13kg이나 빠지며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으나 긍정 마인드와 강한 의지로 극복했다. 당시 그는 “너무 앞만 보고 달린 것 같다. 앞으론 더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에 또 하나의 이름을 새긴 최경주는 28일 귀국한다. 30일부터 4일간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리는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김정훈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