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또 바뀐 잔여백신 지침… “12일까지 예비명단 활용 연장”

또 바뀐 잔여백신 지침… “12일까지 예비명단 활용 연장”

Posted June. 10, 2021 07:25,   

Updated June. 10, 2021 07:25

ENGLISH

(5판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남는 잔여량에 대한 처리지침이 바뀌어 일선 병·의원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점차 민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방식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은 자체 예비접종자명단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질병청은 “당초 9일로 끝날 예정이던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 활용 기한을 12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백신을 접종하는 각 병·의원은 12일까지 남는 백신이 생길 경우 네이버나 카카오 등 민간 앱에 올리기에 앞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예비명단에 올라 있는 사람에게 연락해 접종을 받게 할 수 있다. 다만 질병청은 각 의료기관에 예비명단을 추가로 받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번 지침 변경은 민간 앱보다 자체 예비명단을 선호하는 일선 의료기관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의료기관들은 기존 예비명단을 쓸 수 있는 기한이 며칠이라도 늘어난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자꾸 바뀌는 질병청의 지침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의원은 “잔여백신을 민간 앱에 등록하면 전화가 빗발쳐 도저히 업무를 볼 수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 노원구 파티마의원의 장현재 원장은 “민간 앱에 등록하는 절차가 익숙하지도 않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때도 많아 오히려 일이 더 많아진다”며 “우리로선 단골 환자 등으로 구성된 자체 명단이 훨씬 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앞서 2일 질병청은 잔여백신 활용지침을 변경하며 예비명단을 3일까지만 쓸 수 있는 것으로 안내했다가 곧바로 기한을 9일로 바꾼 바 있다. 이에 정은경 질병청장이 4일 혼선을 초래한 것을 인정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지침이 다시 바뀐 것이다. 정 원장은 “지침이 하도 바뀌니 너무 정신이 없다”며 “애초에 일선 현장의 의견을 듣고 지침을 마련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앱을 통한 예약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9시 0시까지 예비명단을 통해 백신을 접종한 인원은 60만9668명인 반면, 민간 앱을 이용한 접종인원은 2만6476명에 그친다.


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 · 김소민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