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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 무료 진료 봉사… 식당일 모은 전재산 기부

48년간 무료 진료 봉사… 식당일 모은 전재산 기부

Posted May. 28, 2021 07:30,   

Updated May. 28, 20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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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년간 1만5000여 명의 환자를 무료로 진료해 온 고영초 건국대 신경외과 교수(68)와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이웃에게 기부한 노판순 씨(81)가 LG의인상을 받았다.

 LG복지재단은 27일 “한평생 묵묵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봉사의 길을 걸어온 고 교수와 노 씨에게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의대 본과 재학 중이던 1973년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해 매주 서울 변두리 쪽방촌 등 의료 취약 지역을 찾아 무료 진료 봉사를 시작한 뒤 48년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1977년부터는 ‘전진상의원’ ‘요셉의원’ ‘라파엘클리닉’ 등 서울의 무료 진료소를 매주 2회 이상 찾아 봉사를 이어왔다. 고 교수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만5000명에 달한다.

 2005년에는 정기적으로 진료하던 ‘수두증’(뇌 안에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현상) 환자가 진료를 받아야 할 시기가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자 직접 집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의식을 잃은 환자를 발견한 고 교수는 즉시 본인이 근무하던 건국대병원으로 환자를 옮겨 직접 수술을 집도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전북 군산에 거주하는 노판순 씨는 가사도우미, 식당일, 목욕탕 운영 등으로 평생 모은 전 재산 4억3000만 원을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다. 2019년과 지난해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군산대 발전지원재단에 3억3000만 원을, 올해 4월에는 군산시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쾌척했다. 그는 작은 단칸방에서 월세로 살며, 경로당에서 제공하는 무료 급식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등 근검절약하는 삶을 살고 있다. 노 씨는 “나는 몸 누일 방 한 칸만 있으면 되니 여생 동안 이웃을 도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