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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잠들지 않아∼” MZ세대 위로하는 싱어송라이터 오왠

“새벽 4시 잠들지 않아∼” MZ세대 위로하는 싱어송라이터 오왠

Posted May. 20, 2021 07:25,   

Updated May. 20, 202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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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 잠들지 않아/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을 생각하곤 해.’

 마음 상한 귀갓길을 터덜터덜 걷는 템포로 시작하는 데뷔 곡 ‘오늘’을 낸 지, 이달 24일이면 꼭 5년이 된다. 싱어송라이터 오왠(본명 신진욱·28)은 데뷔 후 한결같이 심야형 인간으로 살았다.

 “보통 새벽 6, 7시에 자서 아침 10시에 일어나요. 낮에 노래를 써도 밤 같은 음악이 나오곤 하죠.”

 그의 밤 노래 중에서도 ‘오늘’은 유별나다. 2019년 SBS TV 경연 프로그램 ‘더 팬’에 출연해 한 차례 차트에서 ‘역주행’하더니 2020년 말 KB국민은행 인터넷 광고 ‘서른의 맞춤법’편에 3분 52초의 곡 전체가 오롯이 실려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광고 속 주인공은 갑작스러운 상견례를 앞두고 ‘서울 소형 아파트’를 검색하고 “평범하게 살기 싫었는데, 평범하게 살기도 버겁다”며 한숨짓는다. 그때 ‘나만 왜 이렇게 힘든 건가요/오늘밤이/왜 오늘의 나를 괴롭히죠’ 하는 ‘오늘’이 흐른다. 눈물샘이 터졌다는 MZ세대의 댓글이 넘쳐난다. 이런 공감 덕에 ‘오늘’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서 ‘좋아요’ 11만4000여 개가 쌓여 있다. 이 정도면 아이유의 ‘좋은 날’(좋아요 13만5000여 개)과 선우정아의 ‘도망가자’(10만여 개) 수준. 위로 노래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삶을 포기하려 맘먹었는데 ‘오늘’을 듣고 다시 살아보기로 했다는 팬 메시지를 여러 번 받았어요. 답장도 못했죠. 좋은 말을 해드릴 자신이 없어서…. 노래로 보답할 수밖에요.”

 신작 미니앨범 ‘Mood Night’에는 작정하고 밤을 위한 노래만 네 곡을 실었다. 코로나19로 집과 직장의 경계가 무너진 이들을 위해 쓴 ‘쉴 곳’이 첫 곡. ‘쉴 곳이 필요해’를 반복하는 후렴구는 샤워하다가 떠오른 멜로디라고. ‘날 찾으면 조용히 안아줘요/오늘 밤이 따뜻하길 바라고 있어요’라 노래하는 ‘마음이’는 ‘오늘’ 못잖게 마음을 휘젓는다.

 오왠은 “밤잠 못 이루는 분들이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달 19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