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학을 좋아한 선비

Posted April. 30, 2021 07:31,   

Updated April. 30, 2021 07:31

ENGLISH

높다란 대울타리 속 친한 짝은 없지만 시끌벅적 닭 무리에서 저 홀로 빼어나다.

머리 숙이면 붉은 볏이 떨어질까 두렵고 햇살 쬐면 하얀 깃털 녹아날까 걱정일세.

가마우지는 털 빛깔이 천박한 듯싶고 앵무새는 목소리가 교태스러워 싫어한다.

바람결에 울음 울며 무엇을 생각할까. 아득히 푸른 들, 구름과 강을 바라보는 슬픈 눈망울.

(高竹籠前無伴侶, 亂鷄群裏有風標. 低頭乍恐丹砂落, 쇄翅常疑白雪消. 轉覺(노,로)\毛色下, 苦嫌鸚鵡語聲嬌. 臨風一려思何事, 창望靑田雲水遙.) ―‘연못의 학(池鶴)’ 제1수·백거이(白居易·772∼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