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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돌아온 ‘음반 거인’ 윤홍천

Posted March. 23, 2021 07:57,   

Updated March. 23, 202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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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윤홍천(39)은 음반 팬들에게 유독 뜨거운 이름이다. 그가 ‘William Youn’으로 내놓는 음반마다 세계 음반전문지의 찬사를 몰고 왔다.

 29세 때인 2011년 슈베르트 즉흥곡집 D.935 등을 담아낸 두 번째 음반은 음반 저널 ‘디아파송’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고음질 전문 레이블 욈즈클래식에서 2018년 완성한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앨범은 “이렇게 섬세하면서 내면의 깊이를 가진 모차르트는 들어본 일이 드물다”(그래머폰)는 찬사를 받았다. 소니뮤직에서 지난해 첫 장이 나온 슈베르트 전집은 “깊이 있는 감정을 담은 건반의 시(詩)”(BBC 뮤직매거진)라는 격찬을 받았다.

 그가 2년 만에 고국 팬들 앞에 선다. 4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독주회 ‘A Psalm of Life―생의 찬가’다. 모차르트의 론도 K511, 리스트 ‘단테를 읽고’, 라벨 ‘거울’, 슈베르트 소나타 21번이라는 육중한 프로그램이다.

 그는 22일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생(生)의 찬가’라는 제목에 두 가지 관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거울’입니다. 지난해 공연이 50여 개나 취소돼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많았죠.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본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죽음’이라고 그는 말했다. 모차르트의 론도는 친구를 떠나보내며 쓴 곡이다. 리스트의 ‘단테를 읽고’는 저승의 풍경들을 담은 곡이며, 슈베르트의 소나타 21번은 그가 죽기 직전 완성한 작품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지인을 떠나보냈죠. 인생은 끝이 있는 만큼 현재를 뜻있게 살라는 작곡가들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그가 모차르트, 쇼팽, 슈만과 더불어 가장 사랑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곡 전집도 2023년까지 잇따라 발매될 예정이다. “모차르트 전집 이후 ‘슈베르트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제 공연을 소니뮤직 사장이 보러 오셨어요. ‘슈베르트 전집 녹음은 어떤가’ 하셔서 신기했죠.”

 녹음은 호텔로 쓰이는 독일 알프스의 엘마우 성(城)에서 했다. “녹음 기간에는 대체로 오래된 교회 같은 곳에 머물며 고립된 느낌을 갖기 쉬운데, 이번엔 호텔 전체를 녹음 팀에 열어주고 셰프까지 왔어요. 좋은 컨디션에서 녹음했죠. 하하.”

 그는 이달 26∼28일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열리는 김주원의 무용극 ‘디어 루나’에도 출연한다. “김주원 선생님이 ‘달’이라는 주제를 묘사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저와 하나의 자아를 표현하죠. 처음 해보는 도전이라 직접 만나서 맞춰갈 콜라보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4월 16일 콘서트 4만∼6만 원. 02-737-0708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