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담은 동요앨범 어떠세요∼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담은 동요앨범 어떠세요∼

Posted February. 16, 2021 07:25,   

Updated February. 16, 2021 07:25

ENGLISH

‘오빠 생각’ ‘나뭇잎 배’ ‘과수원 길’ ‘엄마야 누나야’…. 한국인 누구에게나 친숙한 동요들이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음색으로 산뜻한 새 옷을 입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선보인 동요앨범 ‘고향의 봄’(사진).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아픔을 보듬은 동요들부터 ‘꼭 안아줄래요’ ‘된장 한 숟가락’ 같은 2000년대 창작동요까지 100년에 걸친 동요 16곡을 실었다. 정치용이 지휘하고 소프라노 임선혜, 테너 존 노, 피아니스트 문정재, 하모니카 연주자 박종성이 연주에 참여했다. 김택수 나실인 박용빈 안성민 오은철 이용석 등 정통 오케스트라에서 극음악, 방송음악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젊은 작곡가 여섯 명이 편곡을 맡았다.

 첫 곡 ‘오빠 생각’부터 풀 향기가 대기에 떠도는 것 같은 꿈같은 봄의 느낌이 가득 펼쳐진다. 각각의 노래에서 관악기를 비롯한 여러 오케스트라 악기 음색의 개성을 살렸고, 기존 동요에서 듣던 기본적인 화음의 틀을 벗어나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 화음들을 입혔다.

 김택수가 편곡한 ‘고향의 봄’은 2절 이후에서 유럽의 바로크 아리아처럼 선율을 새롭게 해석해 이채롭다. 소프라노 임선혜의 장기인 휘파람 소리도 들어갔다. 이용석이 편곡한 ‘노을’에선 호른이 꿈꾸듯이 시작한 선율을 트럼펫과 클라리넷이 이어받으며 잔잔한 현의 배경화음 속에 실제 노을을 보는 것 같은 환상을 펼쳐낸다.

 전체적으로 ‘따라 부를 수 있는’ 편곡보다 ‘새롭게 듣는’ 체험에 방점을 찍으며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매력에 취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오빠 생각’ ‘과수원 길’ ‘섬집 아기’에서는 하모니카가 한국의 근대 이미지와 들어맞는 아련한 정취를 강조한다. ‘얼굴’ ‘별’은 오케스트라만으로 연주한 트랙을 따로 실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우리 모두에게 동요가 품은 위로와 치유의 힘을 건네고자 음반을 기획했다. 가사에 담긴 맑은 정서와 포근함을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담았다”고 밝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