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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반란’ 美게임스톱 사태 영화로 만든다

‘개미 반란’ 美게임스톱 사태 영화로 만든다

Posted February. 03, 2021 07:35,   

Updated February. 03, 20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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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월가의 탐욕에 저항한 ‘개미들의 반란’ 게임스톱 사태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게임스톱 사태의 결말이 아직 나지 않았음에도 할리우드가 서둘러 영화 제작에 나선 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영화사 MGM은 각각 게임스톱 사태의 영화화에 돌입했다고 1일(현지 시간) 미 연예전문매체 데드라인이 보도했다. 게임스톱 사태는 최근 미국의 개미 투자자들이 온라인 사이트 ‘레딧’ 등을 중심으로 뭉쳐 월가 헤지펀드의 공매도 세력에 맞서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의 주가를 급상승시킨 사건이다. 게임스톱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은 개미들의 반격에 100조 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넷플릭스는 ‘허트 로커’(2009년)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마크 볼과 협상을 시작했다. 볼은 오사마 빈 라덴 암살작전을 다룬 ‘제로 다크 서티’(2012년)를 쓴 할리우드 유명 극본가다. 페이스북, 아마존 등 대형 기술 기업의 시장 독과점을 비판해 온 스콧 갤러웨이 미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극본 자문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남자 주인공으로는 ‘넷플릭스의 황태자’로 불리는 노아 센티네오가 낙점됐다. 센티네오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영화 시리즈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에서 피터 역으로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젊은 세대에 팬층이 두꺼운 센티네오의 캐스팅으로 틱톡과 비디오게임에 익숙한 세대를 극장으로 더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넷플릭스는 게임스톱 사태에서 소셜미디어의 기능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데드라인은 전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대중들이 현상을 유지하려는 기득권에 맞서는 과정에서 소셜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GM은 게임스톱 사태와 관련한 신간을 구상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벤 메즈리치의 영화 판권을 지난달 29일 획득했다. ‘안티소셜 네트워크’라는 가제가 붙은 이 책은 헤지펀드에 맞서 반란을 주도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에 모인 ‘오합지졸(rag-tag)’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언택트’(2016년)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아론 라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할리우드는 이전에도 월가에서 벌어진 사건을 여러 차례 영화화한 바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소재로 한 ‘빅쇼트’(2015년)는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각색상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해 미국에서만 7000만 달러를 벌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