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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BM 차세대 ‘두뇌’ 삼성이 만든다

Posted August. 18, 2020 07:28,   

Updated August. 18, 202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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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한다. 17일(현지 시간) IBM은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기반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제치고 미국 IBM의 서버용 CPU 파운드리 생산을 확보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사업경쟁력이 또 한번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IBM은 10년 이상 파운드리 공정기술 연구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라며 “이번 발표는 양사의 협력이 파운드리 생산 부문까지 확대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IBM 차세대 서버용 CPU 수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16년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컴퍼니 미디어 콘퍼런스(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지니 로메티 당시 IBM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정보기술(IT) 및 금융 업계 거물들이 모이는 비공식 사교 모임이다.

 IBM은 내년 하반기(7∼12월) 파워10 CPU를 적용한 서버를 출시할 계획이다. IBM의 반도체 설계 기술과 삼성전자의 EUV 7nm 공정 기술이 결합해 만들어진 이 제품은 기존 제품(파워9) 대비 성능이 최대 3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IBM 제품군 중 EUV 7nm 공정이 적용된 제품은 파워10이 처음이다. 서버용 CPU 시장에서 IBM은 인텔, AMD 등에 비교해 후발 주자지만 파워10 등 신제품을 이용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르겠다며 ‘반도체 비전 2030’을 목표로 제시한 뒤 미세 공정 기술력을 쌓아 나가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월 경기 화성캠퍼스 EUV 전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찾아 “작은 반도체에 인류 사회 공헌이라는 꿈이 담길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EUV 공정을 적용한 7nm 제품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5nm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또 최근 업계 최초로 EUV 7nm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 테스트 칩 생산에 성공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