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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앞 월북 까맣게 모른 군, 탈북자 관리 손놓은 경찰

강화도 앞 월북 까맣게 모른 군, 탈북자 관리 손놓은 경찰

Posted July. 28, 2020 07:55,   

Updated July. 28, 20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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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월북 사실을 공개한 탈북민이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해 북으로 헤엄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어제 밝혔다. 군의 최종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성폭행 혐의로 처벌될 상황에 놓인 탈북민이 3년 전 자신이 헤엄쳐 월남한 강화도 일대 한강 하류를 통해 북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40km 떨어진 강화도가 위치한 한강 하구는 수도 방어를 위한 요충지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의 최단거리가 1.3∼2.5km밖에 되지 않아 과거 북한 간첩이 자주 넘어오던 곳이다. 최강 전력의 해병대를 이곳에 투입해 폐쇄회로(CC)TV 등 과학화경계시스템으로 24시간 감시하는 것도 대북 대비태세에서 차지하는 중대성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곳에서 대북 경계망이 전혀 작동하지 못했다. 북한이 공개하기 전까지 군 당국이 월북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은 우려를 넘어 충격적이다. 대북 경계를 주적에게 맡기고 농락당한 것 아닌가. 일반인인 탈북민이 제 집 드나들 듯 월남과 월북을 반복할 정도라면 고도로 훈련된 북한 특수부대원들은 더욱 손쉽게 넘어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탈북민 성폭행 수사를 하던 경찰은 월북 가능성 신고를 묵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은 월북 가능성 얘기는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월북한 탈북민의 지인은 경찰서를 여러 차례 찾아가 “월북할 것 같다”고 신고했다는 것이다. 안보도 치안도 모두 나사풀린 상태가 아니라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 남북대화 분위기에 취해 국가안보를 책임진 군과 경찰까지 제 할일을 방기하며 느슨해진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