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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KK KKK 마무리

Posted July. 24, 2020 07:51,   

Updated July. 24, 20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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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딱 한 번뿐인 마무리 투수 예비고사를 만점으로 통과했다.

 김광현은 23일(한국 시간) 미국 미주리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서머리그 안방경기에서 팀이 캔자스시티에 6-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삼진 3개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세인트루이스는 25일 피츠버그 방문경기를 시작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21일 팀 마무리 투수로 선택받은 김광현이 연습경기에서 컨디션을 점검할 기회는 이 경기뿐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성(姓)과 이름 머리글자를 따서 김광현을 ‘KK’라고 부른다. K는 야구에서 삼진을 뜻하는 로마자이기도 하다. KK가 마무리 투수 데뷔전에서 KKK를 기록한 것이다.

 더 주목할 만한 건 삼진 가운데 2개가 빠른 공(속구)을 던져 따낸 ‘루킹 삼진’이었다는 점이다. 속구 구위가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로 뛰어도 될 만큼 올라왔다는 방증이다. 김광현은 이날 공 16개를 던졌으며 그중 10개(62.5%)가 스트라이크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

 김광현은 이날 첫 상대 타자였던 프랜치 코르데로와 두 번째 타자였던 닉 히스를 상대로 속구를 던져 세 번째 스트라이크 판정을 이끌어냈다. 두 선수는 모두 왼손 타자다. 마지막 상대였던 오른손 타자 바비 윗 주니어를 상대로는 3볼 2스트라이크 풀 카운트 상황에서 슬라이더(시속 135km)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경기 후 “김광현이 왼손과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모두 삼진을 빼앗아 냈다”면서 “김광현이 이들을 완전히 농락(flummox)하면서 자신이 왜 마무리 투수 자리에 어울리는 선수인지 증명해 보였다”고 평했다.

 김광현은 “한국에서는 14년 동안 뛰면서 한 번도 페넌트 레이스 때 마무리 투수로 뛰어본 적이 없다. 한국시리즈 때만 두 차례 마무리 투수로 나섰을 뿐”이라고 소개하면서 “그 대신 한국에서 마무리 투수로 뛰고 있는 동료들을 많이 안다. 그들에게 마무리 투수로 사는 법에 대해 많이 묻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SK에서 뛰던 2010년(4차전)과 2018년 한국시리즈(6차전) 최종전 때 팀 우승을 확정하는 ‘헹가래 투수’로 나와 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있다. 페넌트 레이스 때는 홀드를 두 차례 기록하기는 했지만 세이브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

 한편 이날은 현지 시간으로 김광현의 생일(7월 22일)이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광현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넸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