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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배기 ‘프랑스 플루트 감성’ 보여드릴게요”

“진짜배기 ‘프랑스 플루트 감성’ 보여드릴게요”

Posted July. 21, 2020 07:45,   

Updated July. 21, 20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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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빈. 플루티스트. 23세. 4년 전 19세 때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이 됐고 이듬해 종신수석이 됐다. 동년배 세계 플루트계의 선두그룹에 선 그가 광복절인 다음 달 15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시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독주회 ‘프렌치 나이트’를 연다. 프로그램으로는 프랑스 플루트 음악 특유의 섬세한 감각이 살아있으면서 플루트 전공 학생들이 꼭 거쳐 가는 고베르, 샤미나드, 포레, 비도르의 곡들을 골랐다.

 “프랑스에서는 높은 수준의 연주자들이 리사이틀 무대에 올리는 작품들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학생 때 가벼운 마음으로 거쳐 가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어요. 진짜배기 프랑스 플루트 음악이 가진 음색부터 기술까지, 제가 보일 수 있는 한 보이고 싶었어요.”

 1부에서는 감미로운 고베르의 ‘마드리갈’로 분위기를 잡고 샤미나드의 ‘소협주곡’으로 화려하게 끝낸다. 2부에서는 음악 팬들에게 익숙한 멜로디인 포레의 ‘파반’으로 시작해 그가 ‘세상의 모든 음악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곡’인 포레의 환상곡을 거쳐 기교적인 비도르의 모음곡으로 끝을 장식한다.

 그는 교향악단 더블베이스 주자인 아버지로부터 음악사랑을 이어받았다. 어머니가 플루트를 배우던 음악학원에 따라갔다가 플루트에 빠졌다. 그 후 ‘신동’이라는 말은 줄곧 그를 따랐다. 열여섯 살 때 프랑스로 건너가 리옹 고등음악원 학사, 파리 고등음악원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2015년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에게도 올해는 순탄치 않았다. 그가 속한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3월 말 모든 일정을 취소하라는 베를린 주정부 지시를 받았다. “여러 국적의 단원들이 며칠 뒤엔 각자 나라로 돌아가더군요.” 무대가 다시 열려 ‘절반 이상이 부모님 세대인’ 단원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대 초반에 명문 악단의 플루트 파트를 대표하는 역할은 어떨까. “우리 악단은 분위기가 매우 자유롭지만 모두가 텃세나 차별은 의식적으로 피합니다. 수석이니까 리더십이 있어야 하니 어려운 자리는 맞죠. 주장이 분명해야 하면서 설득으로 풀어야 하고. 그런데 아무 문제도 없었어요. 제 성격과 맞는 것 같아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이 악단의 악장(콘서트마스터)이다. “전에는 몰랐던 사이죠. 너무 착하시고 카리스마도 짱짱하고. 한국인이 악장을 맡는 악단의 한가운데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베를린 국립음대 플루트 반주 강사를 지낸 피아니스트 성해린이 협연한다. 4만 원.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