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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해진 거리두기 그 틈 파고든 코로나

Posted July. 06, 2020 07:30,   

Updated July. 06, 20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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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ease wear a mask!’ ‘Keep the distance!’

 마스크를 써 달라는, 사람 간 거리를 지켜 달라는 호소가 이어졌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삼삼오오 모여 일광욕을 즐길 때도, 백사장에서 공놀이를 할 때도 마스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개인 방역은 느슨했고, 거리 두기는 곳곳에서 무시됐다. 5일 낮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상황이다. 1일 정식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아 해운대에는 피서객이 몰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인지 예년에 비해 수는 적었다. 그 대신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영향 등으로 외국인 피서객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하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부산시와 해운대구 직원들이 영어 손팻말까지 만들고 마스크를 나눠주는 등 캠페인을 벌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내국인 피서객은 비교적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백사장에서 조금 벗어난 주변 식당과 카페의 상황은 달랐다. 주문하기 위해 앞뒤 간격 없이 줄을 서는 등 야외보다 감염에 취약한 실내공간에서 거리 두기가 더 느슨했다. 박성용 씨(66·부산 부산진구)는 “오늘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 피서객이 많지 않은 게 다행이다”라며 “무더위에, 휴가 시즌이 겹쳐 사람이 몰리면 거리 두기를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생활방역) 시행 2개월.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파고든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5일 신규 확진자는 61명. 사흘 연속 60명 이상(3일 63명, 4일 63명)이다. 사흘 연속 확진자가 60명을 넘어선 건 4월 3∼5일 이후 3개월 만이다. 검사 규모 감소로 주말에 확진자가 크게 줄어드는 불문율까지 깨졌다. 광주 지역의 무서운 확산세 탓에 전남도는 6일부터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상향한다. 1일 광주시에 이어 두 번째다. 실내 50명, 실외 100명 이상 모임 및 행사가 금지된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도 4일 하루 21만2326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치다. 유행을 우려하는 경고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처럼 하면 시민들만 지치기 때문에 한시적이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상향하고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어 확진자 수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