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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對美핵위협... 겁먹은 자의 허풍 방치하면 현실된다

北의 對美핵위협... 겁먹은 자의 허풍 방치하면 현실된다

Posted June. 22, 2020 07:47,   

Updated June. 22, 202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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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한반도 전쟁 발발시 전략미사일과 핵무기를 통한 미국 공격 가능성을 위협하고 나섰다.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20일 “현재 북조선은 전략미사일과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새로운 조선반도 전쟁의 개시는 미국 제국에 종말을 가져다줄 아주 특별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미 알래스카에서 출동한 B-52 전략폭격기가 동해에 출동하는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성으로 미국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전략자산 전개 움직임을 보이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 것이다.

 북한의 대미 핵위협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시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본토와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북한의 타격권 안에 있다고 협박한 바 있다. 물론 북한의 대미 핵공격 위협은 아직 허풍 수준에 불과하다. 북한의 핵개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준으로 진전되지는 않았다는게 국제사회의 평가다. ICBM의 대기권 재진입 실험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북한이 ICBM 탑재 수준으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운반수단인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한시도 쉰 적이 없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권에선 대북제재 완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인식에 근거한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여당 의원들은 비핵화가 교류협력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북한 핵개발 역사의 사실관계를 호도하면서 핵개발의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지금은 여야, 좌우를 떠나 한목소리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해야 하는 시점이다. 개성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후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을 예고했던 북한은 DMZ 일대 GP와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잠복초소에 병력을 투입해 보수공사를 진행중이다. 서북도서 인근 개머리 해안지역의 해안포 2문도 19일부터 열린 상태로 관측됐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예고한 ‘군사행동’의 전조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주말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삐라(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북한이 지금은 우리 군의 대응태세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을 눈치보며 도발의 레드라인 앞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완성하는 순간이면 북한의 대미 발언권은 지금과는 또다른 차원으로 올라선다. 한국은 한반도 현안에서 을(乙)이 될 수밖에 없다. 미 본토의 도시들이 핵 미사일의 직접적 사정권이 된 상황이 되면 유사시 미국의 선택도 흔들릴 수 있다. 북한의 핵위협을 직시하지 않은채 눈치만 보다간 북한의 대미 핵위협이 현실화되고, 그 때는 우리 국민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Young-Sik Kim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