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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감염국 첫 전학년 등교...현장선 “획일적 지침에 무용론도”

주요 감염국 첫 전학년 등교...현장선 “획일적 지침에 무용론도”

Posted June. 09, 2020 09:33,   

Updated June. 09, 20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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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중1과 초 5, 6학년 학생들이 첫 등교에 나서면서 전국 초중고 학생 595만 명의 2020년 1학기 등교가 모두 마무리됐다. 우리나라는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전 학년 등교’를 완료했다. 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개 양상이 등교 수업 유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98일 만의 전 학년 등교, 학교 내 집단감염 없어

 이날 4차 등교가 이뤄지면서 올해 처음으로 학생 대부분이 한 차례 이상 자신의 교실을 찾게 됐다. 당초 예정된 개학일(3월 2일) 이후 98일 만이다.

 전 학년 등교수업 재개는 현재 세계적으로 봐도 흔치 않다. 교육부에 따르면 프랑스가 2일부터 모든 초중학교와 코로나19 안전지역 내 고교의 등교를 재개하고, 일본이 이달부터 각 지자체 판단에 따라 학교 문을 연 정도만 알려졌다. 미국, 독일 등 다른 주요국은 여전히 단계적 등교나 학교폐쇄 상태다.

 지난달 20일 고3 등교시작 이후 가장 우려했던 ‘학교 내 집단감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학생은 8명, 교직원은 4명 수준이다. 이들을 통해 학교에 ‘2차 감염자’가 나타난 경우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코로나19 환자 발생 등의 이유로 등교수업을 전면 중단한 학교는 수도권 514곳 등 전국적으로 517곳에 이른다.

 교육부의 ‘등교수업 시작’에 대해선 여전히 찬반 논란이 적지 않다. 하지만 등교수업의 필요성은 교육계 전반이 인정하는 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현욱 정책본부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반갑고 다행스런 일”이라며 “학교가 감염 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등교수업의 이유에 대해 “원격수업으로 할 수 없는 인성교육, 사회적 관계 맺기 등이 학교 교육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 여전한 ‘등교 무용론’ 논란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선 현재 등교수업이 ‘무늬만 등교’라는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온다. 매일 등교하는 고3 학생을 제외하면 격주 등교나 주 1, 2회 등교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5일 등교한 학생은 전국 595만 명 가운데 280만 명 수준에 그쳤다. 물론 중 1과 초 5, 6학년 등이 등교수업을 시작하기 전이지만, 당초 교육부가 권고한 ‘학생의 3분의 2 등교’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는 최근 하루 50명 안팎씩 증가한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학생의 3분의 1 이하만 등교하도록 하면서 전국 등교 비율이 떨어졌다. 농산어촌의 10명 이하 학교는 전원이 매일 등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등교 시작 3주 차를 맞으며 다양한 불만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기숙사형 외고 학생은 “최근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생들이 2주 간격으로 기숙사 입소 및 퇴소를 반복하는 격주 등교를 하게 됐다”며 “오히려 외부 감염 우려를 높이는 결정인데 학교와 학생들의 반대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학부모 A 씨는 “초1 딸이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는데, 친구와 대화하거나 어울리는 것이 완전히 금지됐다”며 “그럴 것이면 굳이 학교에 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 및 학교에 따라 최대한 탄력적으로 학교 운영을 할 것”이라며 “다만 격주 등교나 접촉 자제 등은 방역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 · 김수연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