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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추월한 현대•기아 전기차... 세계 3위 질주

BMW 추월한 현대•기아 전기차... 세계 3위 질주

Posted July. 07, 2017 07:10,   

Updated July. 07, 20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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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에서 고전 중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친환경차 부문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순수전기자동차(EV) 분야에서 지난해 독일 BMW 등을 제치고 글로벌 ‘톱12’ 완성차업체 중 3위로 우뚝 선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스웨덴 볼보는 5일(현지 시간) 주요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2019년 이후 신차에 모두 전기모터를 장착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6일 시장조사업체인 IHS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쏘울 EV,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순수전기차 1만2992대를 판매했다. 2015년(8561대) 대비 판매량이 50% 늘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의 판매량은 43만1000여 대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성장 속도는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3.0%로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전기차 판매량에서 다국적 기업인 르노닛산(미쓰비시 포함)이 7만8000여 대로 1위, 전기차 전문업체인 미국 테슬라가 7만여 대로 2위다. 이어 중타이(衆泰), 베이징자동차(BAIC) 등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 7곳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200만 대 이상 판매하는 톱12 업체만 놓고 보면 현대·기아차는 르노닛산, 독일 폴크스바겐에 이어 3위다. 특히 고급 전기차인 i3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BMW(1만2713대)를 추월했다. 하이브리드 등을 포함한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일본 도요타가 지난해 123만3000여 대를 판매해 독보적인 1위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혼다, 르노닛산에 이은 4위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하면서 친환경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친환경차 시장이 도요타가 선점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때 미래자동차 분야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 등을 출시하면서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테슬라와 볼트 등 다른 전기차들은 주행거리만 강조하지만 전기차는 운행 시 효율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효율성 측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앞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공인 연료소비효율 136MPGe를 인증받았다. 미국 내연기관의 연비 기준으로 환산하면 갤런당 136마일을 간다는 뜻이다. 기존에 연비가 가장 높았던 BMW i3(124MPGe)보다 효율성이 높다. 단순히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는 191km다. 가장 대중적인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S 90D(378km)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연간 1만5000km를 주행한다는 가정 아래 모델S 90D는 66만8000원이 든다. 반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5만4000원으로 훨씬 경제적이다.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소재 분야를 포함한 기술 개발과 함께 인프라 조성이 필수적이다. 수소연료전지차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등의 보급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얘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공언한 대로 2020년까지 친환경차 2위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량생산을 위해 수입 부품 대신에 자체적인 기술 축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