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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특유의 냄새, 문화유산으로 남긴다

Posted April. 10, 2017 07:11,   

Updated April. 10, 20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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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 특유의 냄새를 문화유산으로 남기려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마티야 스트를리크 영국 런던대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헤리티지 사이언스’ 7일자에 발표한 내용이다. 스트를리크 교수팀은 책 냄새를 구성하는 화학성분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고, 고서(古書) 냄새를 보존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책이 썩어 사라진 후에도 향기는 남겨 후대에 물려주자는 목표다.

 연구진은 영국 버밍엄 박물관 등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관람객의 70%가 고서의 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관람객은 고서 냄새를 ‘우디(woody)향’ ‘커피향’ ‘초콜릿향’ ‘바닐라향’ 등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고서의 냄새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책이 썩는 과정에서 냄새를 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배출됨을 확인했다. 고서 냄새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레시피’를 파악한 것이다.

 연구진은 오래된 책의 냄새를 대량으로 분석해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책을 포함한 전시품의 보존 상태를 파악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를리크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의미는 인간의 감수성을 보존한다는 점”이라며 “냄새 분석을 통해 인간이 사랑한 다양한 냄새들을 역사적으로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