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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외교안보라인 수십명 북이 통화내용 탈취”

국정원 “외교안보라인 수십명 북이 통화내용 탈취”

Posted March. 09, 2016 07:21,   

Updated March. 09, 20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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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외교안보 인사 수십 명의 스마트폰이 북한에 해킹당해 음성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킹당한 스마트폰에 저장됐던 전화번호도 탈취당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국가정보원은 8일 최종일 3차장 주관으로 국무조정실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국방부 등 14개 부처 국장급이 참석한 긴급 국가사이버안전 대책 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했다. 오전 10시 반부터 3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해킹 사례가 다수 공개됐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외교안보라인 인사 수십 명의 스마트폰을 공격했고 이 가운데 20%에 악성코드를 심는 데 성공했다. 북한이 문자메시지 또는 메일을 통해 인터넷주소(URL)를 보내고, 사용자가 이를 클릭하면 악성코드를 내려받게 되는 방식이다. 비화 기능이 있는 업무용 스마트폰이 아닌 개인용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때 특히 보안에 취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과 기밀 정보가 흘러갔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정원은 “감염 스마트폰에 대한 악성코드를 분석해 차단하고, 해킹 경로를 추적했다”면서도 피해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해킹이 금융 철도 등 공공 인프라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진 사실도 드러났다. 북한은 지난해 좀비PC 6만여 대를 만들었고, 올해 1월 현재 세계 120여 개 국가에 좀비PC 1만여 대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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