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ebruary. 22, 2016 07:14,
Updated February. 22, 2016 07:20

더민주당과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은 김 대표의 정체성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 체제 이후 안정을 찾는 듯했던 더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김 대표의 ‘북 궤멸론’ 발언으로 촉발된 ‘정체성’ 논란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주도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영입으로 한층 고조된 양상이다. 김 전 본부장은 “우리가 개성공단을 폐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은 21일 이를 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김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19일 트위터에 “정동영 국민의당 합류, 잘됐다. 구도가 간명해졌다. 누가 적통이고 중심인지 분명해졌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한 반격이다. 각각 2007년(17대)과 2012년(18대) 야권 대선 후보였던 정 전 의원과 문 전 대표가 야권의 정체성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인 것이다.
정 전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해서도 “북한 궤멸론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예전 같으면 초재선 그룹이나 개혁적 의원들이 들고일어나 영입 반대나 퇴진 성명을 내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무시’ 전략을 이어갔다. 정 전 의원에 대해서도 “심심하니까 글 한번 쓰는 것이겠죠, 뭐”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구로구에서 민생행보 중 기자들과 만나 “내용이 뭔지는 모르겠다”며 “정체성 운운했다고 하는데 정체성 자체가 뭔지도 모르겠고, 개인이 글 하나 쓴 것 같고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시작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장하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영입에 부쳐’라는 글을 올리고 “당 지도부는 영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신정훈 의원에 이어 두 번째 김 전 본부장 영입 반대 성명이다. 당 일각에선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김 대표가 당의 뿌리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나 경제정책 등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한 데 대해 탐탁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당 관계자는 “공천 국면이 본격화되고 공천 배제 대상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면 그동안 쌓인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