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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표절 인정

삼미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표절 인정

Posted September. 07, 20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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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씨에 이어 표절 의혹을 받아온 소설가 박민규 씨(47사진)가 표절 지적을 인정했다.

최근 발간된 월간중앙 9월호에는 박 씨가 자신의 데뷔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직막 팬클럽(2003년)과 단편 낮잠(2007년)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평론가 정문순 최강민 씨에게 보낸 글이 실렸다. 앞서 두 평론가는 같은 월간지 8월호에서 삼미는 인터넷 게시글 거꾸로 보는 한국 야구사와 낮잠은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씨는 해명 글에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시작부에는 신문 자투리 기사, 사건사고기사가 필요했고 인터넷 글 거꾸로 보는 한국 야구사 역시 그때 찾은 자료의 하나였다고 썼다. 박 씨는 이어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저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간이었다고 시인했다. 이어 박 씨는 다만 아이디어가 있어서 자료를 찾은 경우이지 소재에서 아이디어를 구한 경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거꾸로는 1990년대 PC통신 게시판에 삼미슈퍼스타즈의 팬이 인터넷에 올렸던 글이다.

박 씨는 또 낮잠에 대해서도 일본만화 황혼유성군은 오래전 읽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설사 보편적인 로맨스 구도라고 해도 객관적으로 비슷한 면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앞서 정 씨와 최 씨는 월간중앙 8월호에서 삼미와 거꾸로에 나오는 선수 이름의 특이점 나열 문장과 문체 등이 닮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박 씨가 소설 말미에 거꾸로를 쓴 팬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의 말을 밝힌 적이 있지만 원작자의 글을 단순히 참고한 것 이상이다라고 지적했다.

두 평론가는 또 낮잠도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과 로맨스 구도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낮잠과 황혼유성군은 주인공이 아내를 잃은 뒤 요양시설로 들어가 치매를 앓는 옛 사랑을 만난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처음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당시 박 씨는 해당 잡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혼자 동굴에 앉아서 완전한 창조를 한다고 해도 우연의 일치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박 씨는 최근 발간된 소설 리뷰 문예지 악스트 910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문단의 표절 논란에 대해 자신 역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설치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인터뷰는 처음 표절 의혹이 제기됐을 즈음 이뤄졌다고 악스트 측은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