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통진당 품었던 신야권연대, 사과가 먼저다

통진당 품었던 신야권연대, 사과가 먼저다

Posted November. 08, 2013 08:02,   

ENGLISH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시민단체 및 재야인사들이 12일 국가기관 선거 개입 진상 규명과 민주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연석회의를 출범시킨다. 연석회의는 작년 총선과 대선 때 만들었던 야권연대가 이번엔 통합진보당을 빼고 다시 뭉친 이른바 신()야권연대다. 민주당 측은 지난 달 김한길 대표가 국정원 개혁을 목표로 시민사회에 제안한 국민연대가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도 자신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에 대해 민주당이 생각이 같다며 화답하자 참여로 돌아섰다.

연석회의에 이름을 올린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의 면면을 보면 신야권연대가 아니라 구태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른바 재야원로들은 지난 대선에서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를 구성해 민주당과 통진당의 선거연대를 촉구했다. 원탁회의가 야권연대의 아교가 되지 않았더라면 위헌 정당 심판대에 오른 통진당의 의원들은 탄생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연석회의 인사들이 진정으로 민주 헌정질서 회복을 원한다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과 국민을 오도()한데 대해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 이들 중 상당수는 6월부터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의 금태섭 변호사는 최근 지난 대선에서 봤듯이 역량을 키우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힘을 합친다는 것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알면서도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려는 것인지 궁금하다. 민주당이 묻지마 연대에 앞장섰던 세력과 다시 손잡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대비한다지만 통진당만 빠지고 그 얼굴에 그 얼굴인 야권연대가 국민의 큰 호응을 얻을지도 의문이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0.1%가 정부의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를 적절한 조치로 평가했다. 73.1%가 국정원의 정치개입 금지 등 국정원 개혁을 원하면서도 64.5%는 대공수사권 강화를 희망하는 균형 잡힌 시국관을 보여줬다. 야권은 묻지마 연대 같은 정치공학적 접근보다는 당의 개혁과 민생법안 처리에 힘쓰는 것이 민심을 잡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